고령화 사회에 접어들면서 치매에 대한 관심이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평균 수명이 길어지고 노년 인구가 증가하면서 많은 분들이 치매를 단순히 나이가 들면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여기곤 합니다. 하지만 치매는 단순한 노화와는 분명히 구별되는, 치료와 관리가 필요한 질환입니다.
치매는 기억력, 언어 능력, 판단력 등 다양한 인지 기능이 전반적으로 저하되어 일상생활에 큰 영향을 주는 상태를 말합니다.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으며, 뇌 기능에 광범위한 손상을 초래하는 질환이나 외상 등도 치매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치매는 다양한 원인에 따라 여러 가지 유형으로 나뉩니다.
가장 흔한 형태는 알츠하이머병으로, 전체 치매 환자의 약 60~70%를 차지합니다.
뇌의 신경세포가 점차 퇴화하면서 뇌조직이 위축되고, 이에 따라 기억력과 사고력, 언어 기능 등이 서서히 저하됩니다. 유전적 요인도 일부 작용할 수 있지만, 유전적 이상이 없는 사람에게도 흔히 발생한다는 점에서 아직까지 명확한 원인을 단정짓기는 어렵습니다.
다음으로 흔한 유형은 혈관성 치매입니다. 뇌졸중이나 만성적인 뇌혈류 장애 등으로 인해 뇌혈관이 막히거나 터지면서 뇌세포가 손상되어 발생하며, 전체 치매의 약 20~30%를 차지합니다.
이 외에도 레비소체 치매, 전두측두엽 치매, 파킨슨병 치매 등이 있으며, 실제 임상에서는 이러한 여러 형태의 치매가 혼재되어 나타나는 경우도 드물지 않습니다.
모든 치매가 진행성이고 되돌릴 수 없는 것은 아닙니다.
이차성 치매라 불리는 일부 유형은 원인을 정확히 파악해 치료하면 인지 기능이 회복되거나, 진행을 멈출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비타민 결핍, 갑상선기능 저하증 같은 내분비 질환, 우울증 등 정신 질환, 뇌수두증, 뇌종양, 약물 부작용, 감염성 질환(예: 신경매독, HIV) 등으로 인해 나타나는 치매는 적절한 치료를 통해 호전될 수 있습니다.
이렇듯 치매의 감별 진단은 매우 중요하며, 초기 증상에서부터 전문적인 진료가 필요합니다.
많은 분들이 가벼운 건망증을 치매의 초기 증상으로 오해하지만, 두 상태는 분명히 다릅니다.
건망증은 일시적으로 기억력이 떨어지는 것이며, 힌트를 주거나 시간이 지나면 다시 기억을 떠올릴 수 있습니다.
또한 건망증 환자는 스스로 기억력 저하를 인식하는 경우가 많고, 일상생활에 큰 지장이 없습니다.
반면, 치매는 기억력 저하뿐 아니라 판단력, 언어 능력, 공간 인식, 감정 조절 등 다양한 기능이 함께 저하되며, 일상생활에 실질적인 장애를 유발합니다.
또한, 치매 환자는 본인의 상태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치매는 서서히 진행되며, 다양한 증상이 복합적으로 나타납니다.
가장 대표적인 증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 기억력 장애: 과거의 일이나 약속을 잊고, 물건을 둔 장소를 기억하지 못합니다.
- 언어 능력 저하: 단어가 생각나지 않거나 대화 도중 말이 막히고, 읽고 쓰는 능력도 떨어집니다.
- 판단력 및 계산 능력 저하: 간단한 계산에 어려움을 겪고, 돈 관리나 계획 수립이 어려워집니다.
- 시공간 지각 능력 저하: 길을 잃거나, 익숙한 장소에서도 방향을 못 찾는 경우가 생깁니다.
- 성격 및 감정 변화: 감정 기복이 심해지고 충동적이 되거나, 불안과 우울감이 동반되기도 합니다.
이러한 변화가 지속되거나 주변에서도 이상함을 느낄 경우, 조기 진단이 필요합니다.
치매가 의심될 경우, 정확한 진단을 위해 다양한 검사가 단계적으로 이루어집니다.
먼저, 환자의 현재 증상과 병력, 일상생활에서의 변화 등을 파악하기 위해 자세한 면담과 신체 진찰이 진행됩니다. 이를 통해 인지 기능 저하의 양상과 범위를 전반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어지는 신경심리검사에서는 기억력, 언어능력, 주의력, 시공간 지각 등 다양한 인지 기능을 체계적으로 평가합니다. 이 검사는 단순한 노화에 의한 변화인지, 병적인 치매인지 구분하는 데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또한, 혈액검사를 통해 비타민 결핍, 갑상선기능 저하, 간·신장 기능 이상 등 치매와 유사한 증상을 유발할 수 있는 다른 원인을 감별하게 됩니다.
구조적인 뇌 손상이나 위축, 뇌혈관 이상 등을 확인하기 위해 CT나 MRI 같은 뇌영상검사도 함께 시행됩니다. 필요에 따라 단일광자방출컴퓨터단층촬영(SPECT)이나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 같은 핵의학 검사를 통해 뇌의 대사 활동이나 혈류 분포 상태를 정밀하게 파악하기도 합니다.
이 외에도, 뇌의 감염 여부나 특정 단백질 이상을 확인해야 하는 경우에는 뇌척수액 검사가 시행되기도 합니다. 이처럼 치매의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여러 가지 검사를 종합적으로 진행해 원인을 명확히 밝히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