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질주
박희영
한쪽 날개를 잃어버린 날
날지 못한다는 사실이
하염없이 나를 끌어내린다
안간힘으로 버티어봐도
끌어내리는 힘과 속도를
도저히 감당할 수가 없다
거침없이 달려드는 두려움은
어느새 집어삼킬 듯한
어두움으로 내 전부를 사로잡는다
나는 지금 터널안에 있다
나도 나의 속도로 힘을 내어
힘껏 달려본다
터널을 지나고 있기는 한 걸까
터널은 어디서 끝이 나는 걸까
터널의 끝이 있기는 한 걸까
저멀리 보이는 빛 줄기 하나
그 곳으로 나는 전력질주한다
어느새 터널 끝에 다다른 나를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