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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핑크스토리 수기 공모전 - 실버스토리 수상작 [대한민국 모든 환우분들! 힘내십시오]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8.08.20.
조회수
2,183
첨부파일



대한민국 모든 환우분들! 힘내십시오



이원준







제 아내 염경진과 아내의 언니 염경심 자매는 유전성 유방암 환우입니다. 언니 염경심씨는 완치되었으나, 아내 염경진씨는 2015년 11월 재발되어 2년6개월이 지난 현재 최선을 다해 항암치료를 하고 있습니다. 이 수기 제목 중 "극복과정 및 격려 메시지"라는 표현이 참 생소했습니다. 아직 치료중이며, 병세가 위중한지라 매일매일 위기의 순간을 이겨내고 있는 우리가, 과연 환우에게 주는 극복기와 희망의 말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내 이 글을 쓰게 된 계기는 지난 3년여의 치료과정에서의 가족으로서 느낀 점을 이렇게 글로써 남기고 싶었고, 현재의 상황을 보지 않고 미래의 약속을 믿으며 힘을 내자는 응원을 우리 스스로에게 하고 싶었으며, 또한 지금도 온 힘을 다해 병을 이겨내고 계시는 환우분들과 그 가족분들의 인내와 고통을 함께 공감하고자 용기를 내게 되었습니다. 저희 가정의 유방암 극복 과정과 격려 메시지는 다음의 대표 키워드로 풀어보겠습니다. 환우와 그 가족들이 자나깨나 되뇌이는 단어들이 있습니다.

 "기적, 눈물, 사랑, 감사, 엄마, 소원", 이 단어들을 이상과 현실의 관점에서 풀어보겠습니다. 첫번째 키워드는 "기적"입니다. : 암 환우 가족들은 완치의 기적을 소망합니다. 그러나, 삶속에서의 기적은 매 차수 항암때마다, 면역수치가 치료가능수준까지 올라가는 것이 기적입니다. 음식 준비하는 가족의 사랑 때문에 씹어 넘기기 힘든 밥을 먹는 것도 기적이며, 치료 상황이 안좋아져도 서로 부둥켜 안고 울고 나서,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이겨내자고 다시 치료에 온 힘을 다하는 것이 기적입니다.

 두번째는 "눈물"입니다. 저희 두 아들은 20살, 17살입니다. 엄마에게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보석같은 아이들이죠. 13년전 항암치료 할때도, 지금 항암 치료할때도 엄마는 두 아들 때문에 결코 포기하지 않습니다. 물론, 엄마가, 아내가 우리 곁을 떠나갈수도 있다는 만일의 상황을 생각하면 눈물이 나서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 가족에게 눈물은 목젖까지 차오르는 것을 꾸역꾸역 참고 있는 눈물입니다. 남편인 저는 외근갈 때 운전하며 웁니다. 장남 주안이는 잠깐 아빠가 슈퍼마켓 갔을 때, 차 속에서 혼자 웁니다. 둘째 주성이의 눈물을 본적은 없습니다만, 어릴때부터 엄마 껌딱지였던 주성이가 안 보이는 곳에서 가장 많이 울겁니다. 서로 보지 않아도, 느낌으로 목젖까지 차오르는 눈물을 꿀꺽꿀꺽 참고 있는 걸 우리는 압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엄마 앞에서 전혀 울지 않습니다. 힘든 현실을 부정하고 외면하는 것이 아니라, 희망을 품고 의연하게 위기와 맞짱을 뜨고 있는, 쏟아지려는 걸 참고 있는 뜨거운 눈물입니다.

 세번째는 "사랑"입니다. 건강할때는 사랑한다는 말을 참 많이 했고 참 밝은 사랑이었죠. 삶과 이별의 경계에 서있는 지금은 가슴이 너무 쓰라린 사랑입니다. 탈모된 머리를 쓰다듬을 때, 비쩍 마른 몸을 꼭 안을 때, 주사자국에 시퍼렇게 멍든 손을 잡을 때, 부은 손과 발을 주물러 줄 때, 목욕을 도와주며 마른 등을 밀어줄 때, 함께 있어줌이 고마운, 따스한 기운이 가슴 깊은 곳에서 수증기처럼 올라오는, 진한 향기가 있는 사랑입니다.

 네번째는, "감사"입니다. 이전에는 감사할 상황이 많은데도 감사하지 못했습니다. 지금은 직장동료나 주위분들이 안타까워하는 상황임에도 감사하게 되었습니다. 항암치료하며 아내를, 엄마를 더욱 사랑하게 되어서 감사합니다. 주위에 온 마음으로 기도로 응원해주시는 분들께 감사합니다. 우리 두 아들이 어린 나이에도 의젓하게 철들게 하심을 감사합니다. 가족처럼 몸과 마음을 치료해주고 계시는 주치의선생님, 간호선생님들 감사합니다. 수십 톤의 해머로 온몸이 땅속에 박혀 꼼짝달싹할 수 없는 사면초가의 상황임에도, 이 상황을 보지 않고, 이 치료를 끝내고 완치되어, 아내는 심리상담전문가로, 남편인 저는 웃음치료사/건강요리전문가로 암환우 상담사역을 하리라는 약속을 꿈꿀 수 있어 감사합니다.

 다섯번째는 "엄마"입니다. 큰아들 주안이의 졸업 발표회 때, 컨디션이 너무 안좋아 참석할 수 없었던 엄마는 온 힘을 다해 참석했고, 못오는줄 알았던 아들은 엄마를 보고, 엄마는 열정적으로 공연하는 아들을 보며, 서로 오열하더군요. 진통제가 별효과가 없을 정도로 아플 때, 주안이가 TVN 드라마 "시그널"에 엑스트라로 3초 나왔을때, 미친듯이 웃고는 통증이 없어졌죠. 둘째 주성이가 성경 암송 우수자로 선발된 일, 반장 선출 등, 엄마에게는 주안 주성이가 지구상 현존하는 최고의 진통제입니다. 우리 가족에게 엄마란 어떤 존재? 라는 질문을 해 보았습니다. 저에게 아내는 녹색 소리숲입니다. 어떤 힘든 얘기도 다 들어주고, 산소와 쉼을 주는, 포근히 안길수 있는, 안식의 푸르디푸른 숲같은 사람입니다. 1남 주안이에게 엄마란? 언제든 뒤에서 묵묵히 지켜보는, 그 존재만으로 감사하며, 해가 지날수록 그 사랑이 매분 매초 커가는 존재랍니다. 2남 주성이에게 엄마란? 오랫동안 살던 집 같은 존재, 언제 봐도 어색하지 않고, 세상 누구보다도 편안한 존재랍니다.

 여섯번째, "소원"입니다. 우리의 소원은 당연히 엄마의 완치죠! 그 동안 당연하게 누렸지만, 지금은 할 수 없는 것들을, 엄마와 하고 싶습니다. 여행프로그램의 눈부시게 아름다운 외국의 자연과 고성들을 엄마와 다시 가고 싶고, 아름다운 국립공원 정상 등반도 같이 하고 싶고, 주안이 주성이가 낳은 아기들도 돌봐주고 싶고, 신혼때 했던 약속인 꼬부랑 할아버지 할머니 될때까지 꽁냥꽁냥 살고 싶습니다.

 대한민국의 모든 환우분들! 힘내십시오. 키워드 : "기적, 눈물, 사랑, 감사, 엄마, 소원" 의 이 단어들이, 반드시 여러분들께 이렇게 자리 잡을 것이니까요. 가족모두의 "사랑"으로, 우리들의 "엄마"가 완치되는 "기적"이 일어나길, 그래서 우리들의 슬픔의 "눈물"이 "감사"의 "눈물"로 농도가 바뀌길, 우리 모두의 "소원"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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