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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크스토리 공모전

역대 수상작

제1회 핑크스토리 수기 공모전 - 브론즈스토리 수상작 [새친구]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8.08.17.
조회수
2,066
첨부파일



새친구



김윤경







굉장히 무서웠다. 어느 날 둘째 아이 모유수유 중 우연히 겨드랑이를 만졌는데 이상한 몽우리 두 개가 손으로 만져지게 되었다. 이상한 기분이 들어 인터넷을 찾아봐도 모유수유 중에 흔하게 일어나는 몽우리라는 이야기가 많이 나왔다. 인터넷 찾아보니 걱정은 덜 되었지만 그래도 남편은 병원에 가보라 했다. 젖먹이 아이를 안고 병원에 가서 엑스레이와 바늘로 찌르는 시술을 하고 의사를 만났다. 의사는 아무래도 결과는 나오지는 않았지만 안좋은 모양이라 했다 그 후 결과가 나오기 까지는 정말 피가 말랐다.

 결과를 듣는 순간 나는 더 이상 젖먹이 아이에게 모유수유를 할 수가 없었다. 큰 병원으로 옮기고 모든 것이 갑자기 바뀌게 되었고 언제나 모유을 먹고 잠들던 아이는 갑자기 생이별을 하게 되었고 그 후 모든 것이 바뀌게 되었다. 모든 검사가 끝나고 나는 항암 3번 하고 수술하고 다시 3번 하고 방사선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스케줄이 나왔다. 그리고 나는 특히 듣지도 못해본 유전성 유방암이라는 또 다른 진단을 받았다. 너무나 더 무서웠다. 이젠 어떻게 해야 할지 더 몰랐지만 의사선생님께서 나에게 3가지 스케줄(예방적수술)을 말씀해 주셨지만, 나는 그 중 2가지만을 하고 싶었다. 고민도 하고 선생님과 의논도 했지만 난 솔직히 두 가슴을 모두 전 절제을 하고 내가 내 모습은 볼 용기가 나질 않았고 두려웠다. 그리고 난소절제술은 이미 두아이를 출산한 후였기에 그리고 난소암의 예후가 많이 좋지 않다는 결과를 듣고 난 이두 수술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지금은 3가지 예방적 수술은 다했어야 했다 라는 생각이 주저 없이 든다. 더 이상 무서워하거나 울 수만은 없었고, 결정한 모든 치료와 수술을 열심히 아주 열심히 난 받을 생각만 했다. 아직 어린 두 아들이 나을 보고 있었기에...

 치료 첫날 나에게 일명 빨간약이 투여 되었다. 무서웠지만 좋았고 희망을 가질 수 있었다. 이게 일명 그 무서운 항암제 이구나! 하지만 난 속으로 기뻤다. 제발 부탁해 제발 나의 병을 고쳐달라 빌고 빌었다. 첫날밤은 잠이 오질 않았다 물론 일주일이 지나고 치료 횟수가 많아 지면서는 불면증, 신경통, 예민함, 미식거림 등이 극도로 달하지만 그래도 나는 누구도 원망하거나 좌절 하기에는 그냥 현실을 받아드리고 그냥 치료를 열심히 받는게 나을거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 이후에는 아무것도 생각 하질 않았다.

 1차 항암 치료 중반쯤 내 긴 머리가 우수수 빠지기 시작했다. 머리를 빚는데 갑자기 한움큼 빠져서 화장실에서 몰래 울다 신랑한테 들켰다. 신랑한테만은 이런 모습을 보여주기 싫었지만 어쩔 수 없이 주저앉아 울어버렸다. 아마도 이날이 가장 슬픈날 이었다. 어느새 머리카락이 하나 남지 않은 날들로 살고 있고, 가발에 익숙해 지고 나의 몸에 그려진 방사선 치료 계획 그림이 익숙해 지던 날들이 지나고 드디어 모든 수술 및 치료 과정이 끝이 났다.

 너무 기뻐서 하루 종일 '이젠 끝이 났대' 하면서 하루 종일 웃으며 신랑한테 부탁해 옛날에 다니던 춤추는 곳을 데려가 달라했다. 너무 신이 났지만 가발 때문에 너무 더웠다 그래도 너무 행복했다. 이젠 나도 새로 태어난 것 같았고 이젠 평범함을 즐기기로 다짐하며 지냈다.

 3개월에 한번 병원에서 검진 하고 결과 듣기를 2년 정도 반복하던 어느날 나의 다른 가슴에서 또 이상한 몽우리가 발견 되었다. 더 무서웠다. 다시 병원에서 전에 검사한 것들을 또 했다. 역시나 나에게 또 다시 왔다. 그때 의사선생님께서는 어떻게 이걸 발견 했냐고 아주 잘 발견 했다고 하셨다. 매일 자기전 가슴을 의사선생님 처럼 문진 하고 자는 버릇이 행운처럼 초기에 또 다른 쪽 유방암을 발견하였다. 스스로 기특해 하면서 또다시 시작 해야 하는구나 라는 무서움이 몰려왔지만, 또 다시 무너질수는 없었다.

 또 다시 모든 치료를 받았다. 이번에는 두가슴 모두 전절제술과 유방모형물수술 까지 하게 되었다. 방사선 치료 기간 중 큰아들의 초등학교 입학식 날이 되었는데 꼭 가고 싶어서 방사선 스케줄은 바꾸고 싶었지만 많은 환자들이 치료를 받기에 계획을 바꿀 수는 없다고 했지만 이런 사정이 있어서 부탁 드린다고 했다. 그런데 너무 놀랍게도 그럼 치료 시작 하기 전 시간에 치료를 받게 해주셨다. 너무 감사 드린다는 인사를 하고 돌아서는데 선생님들께서 아들 입학 축하드린다는 말씀을 해주셨다. 나는 이때 혼자 치료를 받고 지내는 것이 아니었구나 라는 생각에 또 운전을 하면서 울었다 너무나 감사했다.

 일상의 소소함을 내 스스로 해 나아갔다. 아이들 학교에 가발을 쓰고 데리러 가고 오고, 친구들을 만나고 또 억지로라도 웃고 어색하지만 최대한 화장도 하고 꾸미고 다니면서 환자 아닌 환자인척을 하고 다녔다. 바람 부는 어느날 가발을 쓰고 그 위에 가발이 벗겨질까 모자를 쓰고 동네를 지나가는데 영화에서 나올법한 일이 생겼다 나뭇가지에 가발이 걸려 가발이 날라가 버렸다 너무 놀라 어찌 할 수 없는 순간 큰아들이 바람같이 날라가 내 가발을 주워서 내 머리에 얻혀주고 우리는 깔깔거리며 상가골목으로 뛰어들어갔다. 내 앞에는 여학생 여럿이 있었고 뒤에도 학생들이 있었다. 이 얼마나 웃기기도 하고 슬프기도 한일인지 하지만 우린 웃었다 큰아들과 나는 너 그때 진짜 그때 번개처럼 빨랐어 ㅋㅋㅋ 고마웠어 그리고 사랑해 하며 웃을 수 있는 날이 왔다

 내가 두번의 치료를 받으면서 물론 지금도 병원가는날은 두렵기도 하지만 치료받는 순간순간 무섭고 두렵고 힘들지만 병원에 들어가는 순간부터는 모든 병원에 있는 사람들은 나의 치료를 환자들을 위해 있는 분 들이었다 라는 생각이 든다.

 예쁘게 수술해주신 선생님, 방사선 선생님, 항암 선생님 그리고 모든 검사 할 때 도와주시는 선생님들께 이렇게 일상의 행복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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